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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天気の子)> 더빙판 상영 관람 후기

 

포스팅 올려야지 했는데 그대로 까먹었다 황급히 후기ㅎㅎ..

사실 날씨의 아이는 처음 자막판으로 보면서 생각만큼 취향은 아니어서 '더 봐야지' 생각이 드는 영화는 아니었다. 신카이 감독 특유의 배경을 살린 절절한 연출은 정말 극대화 되었지만, 개연성이 뭔가...설명이 굉장히 불친절한 영화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 리뷰나 후기를 보면 나만 그렇게 느낀 것 같지는 않더라.

오랜 신카이 마코토 감독 팬들의 말을 빌리자면 이 영화는 "지극히 신카이스러운 영화"라고 하더라. 나는 이 감독 영화는 <너의 이름은.>과 <초속 5cm>, <언어의 정원> 등 비교적 최신작 밖에 보지 않았기에 잘은 모르지만 그렇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지난작인 <너의 이름은.>이 초대형 메가히트를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누구나 보기 쉬운 '대중성'이 가미된 영화인 걸 감안하면, 이 쪽이 훨 신카이스러운 영화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무튼 각설하고. 사실 너의 이름은.이나 이번 날씨의 아이나 '신카이 마코토' 이름에 대한 기대치도 있지만, OST의 지분이 내게는 더 컸다. 바로 그 RADWIMPS가 아닌가ㅎㅎㅎ 썰 중에 하나로는 노다 요지로(RADWIMPS 보컬 겸 작사작곡)가 이번에 작업할 때는 2개월 동안 감금당했다던데ㅎㅎㅎㅎㅎㅎ

노다 曰 "작업이 즐거웠냐 하면 착각이에요 감독님. 엄청 힘들었어요."

(이후 2개월 동안 감금 당했다는 노다의 발언에 미안하지 않았냐고 진행자가 질문)

신카이 曰 "(웃으며)그다지 (그런 생각)안 들었어요."

코로나 예행연습

ㅋㅋㅋㅋㅋㅋㅋ둘의 케미가 얼마나 좋냐 하면 둘이 알게 된 계기가 감독이 예전에 미국인가 영국 유학할 때 알게 된 한국인(!) 친구가 "(일본인이니까)그럼 너 RADWIMPS 알겠네" 라는 말에 "아니 몰라"라고 하자 들어봐라고 추천하는 것에서 시작된 인연...!!

 

또 얘기가 산으로 흠흠. OST에 무진장 기대를 품고 갔다. 이미 OST를 음반으로 구매하고 들은 뒤에 영화 보러 간 거여서 음악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어떤 씬에 이 음악들을 삽입할까'하는 기대였다. 전반적으로 너의 이름은. 때보다는 덜 취향이어서 '그래도 괜찮네'하는 느낌이었다.

사실 클라이막스 씬에서는 좀 실망했었다. 저 물건이 저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결말에 대해서는 조금 놀랐지만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를 강요할 수 만은 없으니까.

 

여튼저튼 더빙판은 생각보다 괜찮게 봤던 것 같다. 원작이랑 비교해도 너무 다른 연기도 없었고, 목소리가 다소 다르게 들린 분들은 그 캐릭터의 분위기로 소화했기 때문에 이건 이거대로 괜찮게 봤다. 더빙판을 정식으로 본 게 진짜 한 몇 년 만에 본 것 같은데 한국어로 안 말할 것 같은 사람이 계속 한국어 쓰니 어색하기도 했지만ㅋㅋㅋㅋ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번역 질이 다소 아쉽다는 평이 있던데 내 눈에는 전반적인 표현들이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아서 괜찮았다. '소년' 같은 표현이 어색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제와 연관이 있는 표현이라 생각해서 다른 표현이 나왔더라면 낯설었을 것 같기도 하고.

 

https://www.slist.kr/news/photo/202005/155935_273477_954.jpg

그래도 자막번역이든 더빙번역이든 이렇게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는 것은 정말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번역이든 통역이든 기본 틀은 '보는(듣는)이로 하여금 알아들을 수 있도록 옮겨야 한다'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리 맛깔나고 멋부린 표현이어도 보는 이가 못 알아들으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더빙판도 이제 끝물인 것 같다. 이런 시기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니 느낌도 색다르다. 두 번째 관람이 더 재밌는 이유는 다른 리뷰나 후기를 통해 좀더 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과, 지금 시기가 어쩐지 저 영화 세계관과 비교했을 때 다르지 않아 보이는 점이..묘하게 공감되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