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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15년 전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남자의 이야기. 야쿠마루 가쿠 작가님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 감상 후기

야쿠마루 가쿠 작가님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읽었다. 일본 소설은 실로 오랜만이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하도 오디오 드라마 형식으로 광고 때리길래 무심코 보다 보니 끌리더라.

요즘 책을 읽으면서 느끼지만 내가 별다른 소개글 안 쓰더라도 어지간하면 뒷면이 아주 깔끔하게 소개해 준다.

그렇다. 이 소설은 어두운 과거를 지닌 한 남자가 과거를 청산하려고 하다가...그 과거에 다시 붙잡히는 내용이다. 근데 별로 억울할 게 없는 게 남주도 과거 청산하려고 할머니한테 돈 엄청 받고 호적도 새로 만들고 성형까지 했음. 그래놓고 이제 가정이 생기니 지켜라는 약속(살인청부) 안 지키고 "나한테는 가정이 있다고 이 협박범아 빼액" 이러고 있으니 누구에게 더 이입이 될까?

그렇다. 이 소설은 한 남자가 과거의 막 나가던 성질 못 버리고 여전히 내로남불식 논리로 협박범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근데 진짜 이 소설은 남주보다 협박범에게 더 몰입이 된다. 불쌍한 건 남주가 아니라 남주의 가족ㅇㅇ 멋도 모르고 만난 아내와 딸이 그저 불쌍할 뿐.

그래도 소설 자체는 재밌는 것 같다. 필력이 좋은 건지 내용이 좋은 건지 내용이 술술 읽히더라. 단순히 내가 일본 소설에 몰입을 잘 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아무튼 내용은 다 읽은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개괄적인 부분은 기억이 난다.

 

지금 나의 주관적인 태도에도 보이듯이 사적제재, 구두계약 등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작가님은 말하고 싶었..는지는 잘 모르겠고 그저 남주가 발암이라고는 했지만 정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동정..을 표할지도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처음에는 부끄러운 과거를 벗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남주에 살짝 연민을 품지만, 과거가 점점 밝혀지면서 그 과거가 진짜 부끄럽다는 걸 알게 되니 음...

남주를 진짜 까서 그렇지 진짜 재밌기는 재밌다. 조연들도 은근 개성 있게 나와서 그 관계들을 보는 것도 진짜 재밌고...구체적으로 묘사할 수록 스포가 돼서 말할 수가 없는 게 아쉽군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