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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米津玄師(요네즈 켄시) 앨범 『STRAY SHEEP』 감상 후기 -1-

요네즈 켄시(米津玄師)의 정규 앨범 'STRAY SHEEP'을 번역했다. 그나저나 이게 5집이던가? 아 5집인 것 같다. 정규 앨범은 다 사모았는데 이게 5번째니까.

 

요네즈 켄시는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지낼 때 어딘가 식당이랑 카페에서 BGM이 흘러오는 걸 들으면서 입덕했다.

그 곡은 바로 「打上花火(쏘아올린 불꽃놀이)」...근데 진짜 농담 아니고 어디 카페나 식당을 가더라도 죄다 저 노래가 나왔다. 첫 피아노 음이 잔잔하지만 아주 강렬하게 들어와서인 것도 있을 텐데 여보컬 DAOKO랑 요네즈 둘 조합이 워낙에 좋았다. 이 형도 잘 보면 은근 듀엣 케미 좋단 말이지...

아무튼 저 불꽃놀이 곡이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나왔었다. 나중에 들어서 안 얘기인데 영화 평은 그닥이지만 OST 반응이 엄청 좋았다더라. 정말 좋은 노래기는 했지 당시에도ㅎㅎ..

 

그렇게 쫘악 앨범을 모으기 시작했다. 요네즈 켄시가 원래는 하치(ハチ)라는 프로듀서? 보컬로이드 프로듀서에다가 본인 노래도 끼얹는 온라인 인디 출신이어서 더 호응도가 올랐던 것 같다. 원래 덕질하던 양반이 이렇게 양지(?)에서 올라오니 더 뿌듯...

덕후스러운 사운드와 팝한 메이저 느낌이 절묘하게 잘 아우러져서 일본에서의 요네즈 켄시는 이제는 그냥 일반인, 인싸면 모를 수가 없는 가수가 되었다. 오히려 그래서 덜 듣게 되었지만(?)

그래도 일본에 있을 동안 열심히 덕질하던 양반이니 정규 앨범을 안 살 수가 없었다. 원래 예약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세상에 마상에, RADWIMPS 노다 요지로가 나온다는 말에 대애박...! 이후로는 둘이서 같이 부른 PLACEBO 곡을 엄청 고대하게 되었다ㅎㅎㅎ

 

01. カムパネルラ

캄파넬라

우선 캄파넬라 뜻을 잘 몰라서 시작부터 빠져들지 않았던 것 같다. 요네즈 켄시 이 형 특징중 하나가 멜로디랑 곡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거라 가사 모르면 놓치는 것도 많고. 근데 캄파넬라는 원래 타악기라며? 검색해 보니 다른 것들이 훨씬 많이 나오네.

 

02. Flamingo

플라밍고

처음 싱글로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좋아하는 곡. 요네즈 특유의 가사 지옥에 매우 경악했지만 노래가 적당히 동양 일본스러우면서 깐죽대는 게 요네즈 형스러워서 좋았다. 근데 가사는 진짜...다른 곡들보다 번역 시간이 2배 이상 걸린 것 같다ㅎㅎ..

아무튼 요네즈는 고음이 특기가 아닌 대신 저음이나 중음 구사가 간드러지게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이 곡을 들을 때 그런 생각이 든다.

가사를 말그대로 '배배 꼬듯이' 불렀지만 다른 기교들에 현혹되지 않고 가사만 딱 보면 의외로 내용 전달도 잘 되는 것 같다. 왜 제목이 플라밍고인지는 바로 와닿지는 않지만 가사 전반적인 내용은 '껄렁거리는 놈 하나가 누군가를 위해 무대에서 활약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03. 感電

감전

곡 자체가 굉장히 전투태세인 것 같다. 뮤비의 영향일까? 아주 삐릿삐릿 빠릿빠릿하지만 완전 속도감 넘치는 곡은 아닌 것 같다.

 

04. PLACEBO + 野田洋次郎

위약 + 노다 요지로

이거 번역하다가 플라시보 효과를 한국어로도 옮겨놓은 용어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위약 효과(僞藥效果)라고 부른다더라ㄷㄷㄷ 가짜 약이라니 꽤 그럴싸하지 말입니다...

아무튼 이번 앨범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노다 형이 듀엣한다는 소식 듣기 전부터 예약해 두었지만, 듀엣 소식 들은 이후로는 아주 기대감에 찼다.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아주아주 좋은 곡이었다.

둘다 역시 가수(歌) 느낌과 함께 작곡하는 양반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RADWIMPS 8집도 처음에는 듀엣 송이 많다는 얘기를 들어서 좀 실망했었는데, 막상 까보니 굉장히 신선하고 서로 간의 시너지가 좋은 곡들 투성이라 결과적으로 윈윈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곡도 그렇다. 생각해 보니 이번 앨범 유일한 듀엣 곡이잖아?

특히 마음에 든 '너의 이름은.' 이전 기준 전성기였던 3~5집 목소리가 들렸다는 것. 지금도 흡연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흡연자인 아재가 노래 부를 때 만큼은 굉장히 깔끔한 목소리다. 특히 특정 곡들은 진짜 10대 소년이 부르는 느낌인데 이번 곡을 들으면서 다시금 그런 느낌을 느꼈다.

진짜 fresh(신선함) 그 자쳬? 요네즈 형 목소리만 들었으면 새콤달콤한 곡 분위기에서 진한 달콤함이 더 배가 되어서 뱄을 것 같은데, 노다 형이 끼니까 진짜 새콤달콤 그 자체다. 나는 이 곡을 새콤달콤 외의 다른 더 좋은 수식어를 떠오르지 못하겠다. 굉장히 신선하고 새콤하며(노다), 한편으로 또 진하고 달콤하다(요네즈).

다음 RADWIMPS 앨범에는 요네즈 형이 듀엣으로 들어가기를...乃

 

05. パプリカ

파프리카

이게 원래 2020 도쿄 올림픽 때 쓰일 곡이랬던가? 응원가 같으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꽤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는데...과연 진짜 올림픽 때 들었으면 어땠을까.

 

 

06. 馬と鹿

말과 사슴

들으면 들을 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곡. 이것도 드라마 OST였던 것 같은데...제아무리 드라마여도 OST와의 관계성은 중요하다 생각해서 노래를 듣다 보면 드라마도 궁금해지더라.

 

07. 優しい人

다정한 사람

짧지만 서정적이어서 좋았던 곡. 원래 발라드 계열은 많이 안 듣는 편인데 이건 정말 잔잔해서 듣기 좋더라. 나는 발라드면 슬피 우는 것보다 조용히 우는 게 좋아.

 

08. Lemon

레몬

지금도 생각하지만 레몬 이전에 요네즈에 입덕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원래 요네즈가 아주 오지는 발라드 쓰는 곡 사람이 아니라 완전 괴짜스런(?) 곡 쓰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인지 레몬이 한국에서 한창 유행할 때도(일본에서 히트치고 몇 달 안 지난 상태였던 것 같다) 나는 의외로 잘 몰랐다. 바로 몰랐다가 덕질하는 친구들한테 들었는데 곡이 좀 좋길래 뭔가 했더니 알고 보니 요네즈 형...

특유의 MV 분위기도 한몫 했던 것 같다. 항상 노래방에서 내가 마이크 안 잡고 있을 때면 특유의 손 모았다가 벌리는 체조(?) 동작을 다들 따라하고는 했지. 구두가 개인적으로 없어서 아쉬웠음(?)

지금의 요네즈 형을 있게 해준 노래...라고 하기에는 사실 요네즈는 그 전부터 서서히 뜨고 있었다. 레몬으로 세계구급으로 떠서 그렇지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좋은 곡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