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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이용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후기

듣자 하니 이번 달 09월 25일 부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끝난다고 한다. 내년부터 다른 제도로 바뀐다던데...다행인 것은 나는 더이상 이 제도의 혜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 되었다.

 

글을 보면 왜 1~7월까지 6개월이 아닌 7개월인가 하는 생각이 들 텐데 이 지원금은 이월 제도가 있기 때문에 1개월 동안 받은 50만원을 다 못 쓰더라도 남은 금액이 다음달로 이월된다. 그러니 이월된 금액 만큼 다음달에 쓰면 된다.

이런 방식을 활용해서 6개월 째에 거의 100만원치 쓴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 1~5개월 동안 매달 10만원씩 아껴서 40만원씩 쓰면 자연스럽게 누적된다는 것 같다. 나는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이론상 가능할 것 같다.

 

 

참고로 나는 프리랜서 일본어 번역가다. 사실 프리랜서라고 해야 하나, 코로나 시국 이전부터 지망하고 있어서 솔직히 큰 기대 안 했다. 집안도 자영업자라서 수출에서 걸릴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가. 수출 따라 건강보험금이 바뀐다고 하던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지원 시에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이 건강보험금이라는 것 같다.

그 외의 지원 동기나 이런 것도 최대한 공부하면서 번역 실적을 쌓는다는 뉘앙스로 작성했던 것 같다. 이 지원금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직접 구직/취직을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능동적으로 구직/취직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지원해 주는 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운 없게도 취업을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지원 동기 및 계획서, 그리고 건강보험금 등만 괜찮게 쓰면 붙을 수 있다고 본다.

 

이 글을 읽으면서 지원 동기나 계획서를 자세하게 묻고 싶은 분들이 계시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문구는...

'인강/학원 등록해서 취직 성공하겠습니다.',

'지원금으로 자격증 따서 취업에 보탬에 되게 하고 싶습니다.'

'전공 서적을 구매해서 취업에 참고하겠습니다.'

등등 취업과 직접적으로 연관성 있도록 작성하라는 것이다.

'취준하느라 건강 챙기려고 약 샀습니다/병원 갔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려고 에어팟 사겠습니다.'

이런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당시 나는 번역가 지망생이었기에, 전공 서적 구매로 썼던 것 같은데 어떻게 통과가 되었다.

그래서 매달 이런 식으로 번역 관련 서적을 구매했다. 책 제목부터 대놓고 '번역'이 들어가 있는 책들 위주로.

사실 이 말고도 책을 굉장히 많이 구매했다. 많게는 월 10권 가까이. 최소 2~3권 이상 번역 관련 서적을 구매했는데 어차피 매달 심사 기준은 1라도 취업준비 취지와 같으면 되기 때문에 굳이 등록하지 않았다.

그래서 매달 2~3권 이상의 책과 음악 CD를 개인적으로 구매했다. 영화가 되었든 음식이 되었든 간에 문화 생활을 영유하는 것은 지적 받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래서 이런 것도 먹고 다녔고.

 

원래부터 술담배 안 해서 술담배 되냐고 묻는 사람 있던데 적어도 내 대답은 '규정을 읽어보아라'이다. 시도해 본 적도 없고, 되더라도 알려주어서 안 된다. 술, 담배, 그리고 유흥업소는 금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 또한 이걸로 구매한 적은 없다.

 

 

아, 알바는 가능하다. 단 규정대로라면 주 20시간을 넘기면 안 될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일이 없다가 확 몰아칠 때가 있어서 그것에 대해 물어보니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이트에 들어가서 '근로사실신고서'를 작성해서 매달 심사 받을 때 같이 올려두면 융통성 있게 처리해 주더라.

근데 이 부분은 본인 거주지 근처 센터마다 기준이 다르므로 정확하게 그 센터 담당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우리 센터 담당자는 융통성 있게 '매달 약 88?시간 넘지 않으면 돼요' 이래서 그냥 넘어갔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85시간 정도 채운 적도 있었는데ㅋㅋ..

아무튼 조금이라도 애매하면 그냥 센터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해 보자. 대놓고 꿍꿍이 있는 게 아니라면 융통성 있게 처리해 줄..수도 있다.

 

 

그렇게 5개월 간 꾸준히 책을 구매하다가 마지막으로 산 것이 중고폰. 사진이 어디 있는지 기억 안 나서 케이스로 대체한다. 케이스도 포인트로 사기는 했으니.

 

또 얘기하는 거지만 거의 매달 책 구매하고, 영화도 보고, 머리 커트하고, 교통비로 쓰고, 또 먹고 마시는(음주X) 데에 썼다. 진짜 규정에 적힌 유흥업소 이런 거만 아니면 다 된다.

사실 작심하고 번역 아카데미 이런 곳에 등록하고 싶었지만 대부분 다 계좌이체더라. 하긴 계좌가 합리적이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조금이나마 정말로 번역 일감이 들어와서 번역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6월에 면접 볼 기회가 생겼고, 운 좋게 붙어서 지금도 일을 하고 있으니. 그래, 교통비도 되기 때문에 KTX나 비행기도 마음껏 썼다.

아참, 해외 직구는 안 될 것이다. 내가 해외구매를 적잖게 하는 편인데 이 점은 아쉬웠으나 나름대로 납득이 갔다. 해외 구매해 봤자 대부분 노는 데에 쓰니까ㅎㅎ..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이번달 25일을 마지막으로 다른 제도와 합쳐진다는 카더라를 들었는데 진작에라도 이런 혜택을 누리면서 일감을 얻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분히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그 동안 일감도 적은 데다가 생활비도 적었더라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을 테니...

지금 받고 있는 분들도 앞으로 이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받게 될 분들도 스스로의 취업준비에 아주 보람 있게 썼으면 좋겠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