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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안회남 선집 <불>을 읽고서

 

읽어야 할 사정이 있어서 읽게 된 <안회남 선집>. 그 중에서도 <불>을 읽어 보았다.

직전에 읽었던 궁핍한 날의 벗보다는 읽기 수월했다. 아무래도 조선시대와 근현대의 차이이지 싶다. 그럼에도 안회남 선생님의 생활상이 일제시대여서인지 읽으면서 한본어를 조금 느끼기도 했다. 읽는 데에 방해되지는 않았고, 우리 역사에 어쩔 수 없이 생긴 흔적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어떤 사건으로 가족을 읽게 된 이 서방이라는 사람이 소설가 주인공과 얘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본인이 살던 집을 모조리 '불'지르고 떠난다는 내용. 주인공은 소설가이기에 공상에 지나지 않을 상상이 이번에는 진짜일지 모른다고 염려했고, 실제로 불을 지르고 떠나자 한편으로는 걱정하며,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게 털고 가는 그의 앞길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마무리.

불을 지른다는, 다소 과격할지도 모르는 자기파괴적인 행위 안에 담긴 나름대로의 사무침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을 잃게 된 것도 시대가 시대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