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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필 3장 스프링 송> 감상 후기(스포多多多)

와, 드디어 봤다. 페스나 헤븐즈필 3장!!!

https://www.youtube.com/watch?v=LRi6uDajEEw&feature=emb_logo

진짜 PV도 안 보고 소식만 듣고 바로 예매..는 뻥이고 사실 고민 좀 하다가 역시 이런 건 당일날 봐야겠다 싶어서 보러 갔는데 정말 후회 없다...ㄹㅇ 너무 좋았다...

이제부터 안 본 사람들 상관 없이 잔뜩 스포를 할 것임ㅇㅇㅇㅇ 단언컨대 기대 그 이상...!

이 특전도 받았는데 아직 안 뜯었다. 특전 종류 따라서 한 번 더 볼까...? 아 안 되는데...

 

 

 

바로 밑에 예고편 영상 이후부터는 진짜로 스포를 하겠다능ㅇㅇ!

 

 

 

https://youtu.be/VTRrU6J1TMk

 

감히 원작 초월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나는 그 비주얼 노벨을 제대로 플레이 안 한 지 무척 오래 되었기 때문에 기억 파편으로만 의지했지만 UBW 애니 때부터 UBW랑 헤필 후기를 몇 번씩 다시 봤다.

 

 

각설하고 부분부분 기억나는 대로 말해보겠다.

 

에미야 시로가 아처 팔을 견디지 못하고 침식되어 가는 시간의 흐름 묘사는 굉장히 일품이다. 원작 플레이 할 때는 정말 시시각각 아처 팔에 침식되어서 마모되어 가는 시로가 묘사 되는데, 이번 극장판에서는 길지도 않고 짧고 굵게 몇 씬으로만 보이는데 그마저도 매우 인상 깊다.

최초 등장 씬은 이리야를 구하기 위해 흑화 버서커에 맞설 때. 성해포를 풀어헤치는데 와...EMIYA OST와 번갈아서 UBW 노래가 나오는데 진짜...처음에는 시로가 무슨 전자회로처럼 묘사되다가 아처의 '그' 명대사 작렬하는데 진짜ㅇㅇ..

"따라올 수 있겠나?"

"그 깟 소리 집어치우고 네놈이말로 따라와!"

(대화 내용은 다소 왜곡)

이런 식으로 대사 치면서 껍질 깨부수듯이 아처를 앞질러 가는데 아처가 씨익 웃더라...와...UBW 때의 관계성을 헤필 식으로 한번에 함축시킨 최고의 씬이었다.

그리고 vs 흑화 버서커 씬은 짧고 굵게 끝나더라. 에미야가 아처 팔을 극복(혹은 침식)하는 씬 만으로 최고의 전투씬 중 하나였다ㅇㅇ..게다가 버서커 헤라클레스 쪽 묘사도 좋았지...솔직히 가족 묘사 나왔을 때는 한방 먹은 느낌...

 

사쿠라의 광년이 포스는 빠뜨릴 수 없다. 나는 일본어 듣기랑 자막 둘다 보면서 감상하고 있었는데, 확실히 사쿠라는 이때만큼은 미친ㄴ 맞더라. 린 지적대로 앞뒤 안 맞는 말을 계속 말하는데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후...

 

보석검 만들기 위해 과거로 회상하는 씬 또한 정말 좋았다. 이야, 설마설마 타입문 세계관 최초로 젤릿치 옹이 정식으로 등장할 줄이야ㅇㅇㅇㅇㅇ!!!

시작의 세 가문 한창 때가 등장하는데 토오사카 나가토? 당시 당주는 진짜 영락 없는 린 남캐 + 로드 엘멜로이 2세스러운 외양이다. 조켄이야 샤프한 신지 느낌이고...유스티치? 유스티치아? 이 사람은 아이리스필 그 자체ㅇㅇ..

별 거 아닌 씬 같지만 사실상 페스나 본편 마지막 작품에서 시작의 세 가문 + 젤릿치 옹 모두가 정식으로 등장하는 뜻 깊은 씬이었다. 특히 젤릿치 옹이 제대로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 아마?

 

그리고 시간이 흘러흘러 드디어 라이터 + 시로 vs 흑화 세이버. 가는 길을 막기 위해 한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계속해서 검은 검기를 날려대는 세이버, 그리고 그 검기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라이더,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에 라이더의 방패가 되어준 시로. 약 2~3분 남짓하는 전투씬이지만 진짜 재밌더라. 3명의 특징이 너무 잘 드러난 씬이었다ㅇㅇ!!

이후 시로가 세이버에게 막타를 치려고 할 때 세이버가 '시로'라고 잠시 부르는데 그 때 그 톤이 원래 세이버 톤이어서 진짜 뭉클...찰나 망설이지만 결국 찔러버렸기에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원작에서는 여기서 찌르지 않으면...크흡

 

마지막으로 린과 사쿠라. 사쿠라는 여전히 악행을 지었지만, 한 때는 가엾은 과거 또한 있었으리라. HF 루트에 대한 호불호인 동시에 사쿠라 그 자체에 대한 호불호이기도 하다. HF 극장판 1부는 어쩌다 보니 못 봤지만, 2부도 3부도 딱히 사쿠라의 악행에 대한 옹호 묘사는 없는 것 같다. 그저 주인공으로 나오는 시로는 사쿠라를 위해 본인의 신념가지 내던지는 일편단심이었을 뿐.

그래서인지 작품 전개 내내 진짜 마지막 씬을 제외하고는 사쿠라보다 감정적인 인물은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린에게 울먹이면서 징징거리듯 토해내는 대사들은 린을 콕콕 찌르..기는 커녕 린은 더 차갑게 대하더라. ㄹㅇ둘의 온도차가 극심해서 성우 연기 지대로 했구나 싶었다. 나도 그 때 만큼은 '와 린 진짜 너무하노;' 싶더라. 실제로 원작에서도 이런 묘사가 좀 호불호가 있는데...

하지만 여기서 원작보다 세심한 연출이 하나 더 들어갔다. 린이 보석검으로 그림자들을 제치고 단검으로 사쿠라를 찌르려는 순간 과거회상이 잠시 나오는데, 아주 어렸을 때 둘이서 카드게임(아마도 포커)을 하는 씬이었다. 사쿠라가 카드를 뽑고는 자기가 이겼다면서 기쁜 듯이 카드를 내는데 그게 대충 Q-K-2-3-4던가? 아 이게 아닌데...투 페어? 뭐시기 이런 거였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난다. 근데 린 카드가...K-K-Q-Q-Q? 이런 식으로 풀하우스ㅋㅋㅋㅋㅋㅋ 린은 난감해 하고 사쿠라는 아무것도 모르게 헤벌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몇 안 되는 개그씬..아니 웃픈씬이다. 그래도 관객들 다 예상 못했는지 웃더랔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린이 '역시 안 되겠다'면서 못 찌르면서 서로의 리본에 대해 얘기한다...그렇다, 헤븐즈필 루트에서는 사쿠라가 메인 히로인인 만큼 자매이자 언니인 린과의 관계성이 아주 돋보이는데 이 둘은 아주아주 사이가 악화가 된 걸로 보여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의 리본을 여전히 갖고 있다. 이게 놓치기 쉬운 부분이지만, 서로에 대한...나는 애증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단어를 쓰면 좋을지 모르겠다. 어떤 관계가 되어서도 리본은 놓치지 않고 있어서...서로가 서로를 겉으로 밖에 이해 못하던 과거를 넘어서 현재(흑화한 사쿠라와 그것을 죽여서라도 저지하겠다는 린)에 이르러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된 게 아닐까...이 때 린이랑 사쿠라 성우분 연기 진짜...흡

생각해 보면 린이나 사쿠라, 그리고 시로나 다 고등학생이다. 린도 절대자가 아니라 한 인간이었지...그러니까 자기를 과하게 냉철한 인간으로 포장시켰을 것이고 흠흠.

 

이후에 시로가 사쿠라를 구하고, 흑화 상태의 드레스가 풀리는데 알몸이다 보니..크흠크흡. 깨알 같이 사쿠라의 그림자가 본인이 드레스가 되어준다ㅋㅋㅋㅋ 그리고 생각해 보니 그림자들 커다란 모습일 때는 몰랐는데 작게 보니까 가오나시 많이 닮았더라ㅋㅋㅋ 그래서 더 귀엽게 보이는 듯...

 

대망의 히든(?) 씬. 원작에서도 이제 끝나겠지 했는데 남아 있었다...그렇다. 이대로 사쿠라를 구출하고 성배(어벤저)를 파괴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성배를 둘러싼 두 남자의 싸움이 남아 있었으니...

설령 악한 짓을 할 지언정 태어나지도 않은 존재를 악으로 단정할 수 없다(코토미네 키레이)

vs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그리고 어떤 존재건 간에 악을 악인 채로 두어서는 안 된다(에미야 시로)

진짜 이전까지의 전투 씬은 서번트들의 탈인간급 전투가 주였지만 이 전투는 아주아주 투박하다. 시로의 몸에 칼이 점점 알러지처럼 돋아나고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실사로도 그냥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담백하고 투박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두 사람의 싸움(신념과 말)은 헤븐즈필의 또다른 정체성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린과 사쿠라의 자매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둘이 비로소 이해하는 것과 대비되는 양아버지인 키리츠구를 중심으로 생긴 관계..비록 혈연은 아니지만 정의의 사자로서의 신념을 본인만의 방식대로 추구하려는 에미야 시로(물론 이번 헤븐즈필에서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를 위해 정의의 사자를 포기한다)와 선과 악을 상식으로서 이해하지만 선에 결코 공감 못하는 코토미네 키레이의 마지막 대립은 인상 깊다.

모든 루트 통틀어서 PTSD로 얼룩진 시로는 자기자신을 계속해서 몰아붙임으로서 타인을 구하려 한다. 그것을 각각 루트마다 좌절하다 각성하고 결국 성장함으로서 자기자신을 조금씩 찾아가는데...나는 이 둘의 격돌씬이 결국에는 정의의 사자라는, 타인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시로의 소망과 타인을 불행하게 해야만 비로소 본인이 행복함을 느끼는 둘의 격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사쿠라는 구했지만 시로가 결국 작품 초기 분위기 그대로 파멸로 갔다면? 한 인간의 자아 성장 따위 느낄 수 없는 그저 비극에 불과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비록 육체적으로는 서로 한계에 다다르기 때문에 시간 싸움으로 갔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신체의 한계도 조금더 늦게 온 시로가 이겼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성배를 향해 다가가지만...죽을 때가 되어서야 삶의 실감을 느낀다고 하던가, 시로는 그제서야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친다. 바로 이리야를 통해서. 이리야의 희생이 그래서 더 숭고하고, 또 한편으로 여기서 아이리스필과 꿈..이라고 해야 할 지 성배 안이라고 해야 할 지 그곳에서 재회하는 씬을 넣었다. 이리야에 대한 제작진의 찬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전까지는 그냥 뭉클하게 보다가 시로가 '살고 싶다'고 울 때 나도 살짝 울컥하더라. 그 전까지 남 구하려고 맨날 자기만 극단적으로 몰아붙이던 애가 할 거 다 하고 자기도 살고 싶다고 하는 거...크으 너무 좋은 씬이었다...

 

그리고 에필로그...보는 내내 혹시라도 노멀 엔딩 나올까 조마조마 했다. 다행히도 트루쓰 엔드...다음에 블루레이로 노멀 엔딩이랑 학익삼련 이런 거도 실어줬으면ㅇㅇ..

 

게다가 이번에도 노래로 덕질하는 나라서 '봄이 오네' 간주 흘러들어오는 타이밍보다 오감을 집중했던 것 같닼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둘이서 손 맞잡으면서 한 걸음 내딛음과 동시에 노랫소리 들어오는데 크으!!!

진짜 페이트 본편 때부터 찐팬으로서 진짜 볼 거 다 봤구 싶었다. 다음은 블루레이겠지...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필 3장! 아주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