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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마지막...일어난 일은 일어난다...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의 영화 테넷 3회차 감상 후기(스포多) +CGV의 일처리에 대해

 

그렇다...내가 3회차까지 보는 것은 일어날 일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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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아맥이랑 2d 1번씩 봐서 스탬프 도장을 찍었다. 이런 거 알았으면 진작 찍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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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3회차 봤다. 그것도 제일 좋은 자리에서. H13이다. 아이맥스는 완전 한복판이 좋다던데 진짜 한복판이다.

 

 

자리도 좋고 몸 컨디션도 좋고 진짜 딱 다 준비했는데 이번에 문제가 하나 생겼다. 바로 영화 상영이 시작 되었는데도 불이 안 꺼지더라...와...대체 뭔 상황인가 싶어 사람들 두리번거리지만 초반 오페라 씬 2~3분 이상 흘렀는데도 계속 불이 켜져 있더라...

 

진짜 몰입감 확 깨더라. 관객이 많지 않은 편인데도 시야에 계속 들어와서 집중을 별로 못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잠깐 나갔다 와서 직원에게 켜달라고 말을 했다.

 

직원은 황급히 불을 껐지만 사과도 안 하더라. 경황이 없었습니까?

 

 

이렇게 완벽 준비 상태로 들어갔는데도 결국 중간에 몰입 안 되는 부분이 생겼다. 진짜 너무 어처구니 없더라. 이건 당사 홈페이지에 올려야 하나...후. 진짜 마지막으로 볼 테넷이어서 증말 화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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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테넷 3회차 관람 후기. 2회차와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출연진들의 표정과 대사를 뚫어지게 쳐다 보았던 것 같다.

 

 

 

이하 스포주의.

 

 

 

 

 

 

 

 

 

 

 

 

 

 

 

 

 

 

 

 

 

 

 

 

 

 

 

 

 

 

 

 

 

 

 

 

 

 

 

 

 

 

 

 

 

 

 

 

 

 

1- 주인공 주도자에 대해(The Protagonist)

 

이름이 작중내에 밝혀지지 않는 이유. 그리고 주인공에게 관객이 몰입하기 힘들었던 이유. 이것들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이유는 그가 테넷(TENET)의 창시자이자 진정한 주도자(The Protagonist)였기 때문. 즉, TENET의 처음과 끝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작중 초반 닐과의 대면 이후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이어트 콜라 좋아하는 것 외에는 그의 취미는 거의 알 수가 없다. 작중 주인공이 식사 씬에 동석하는 경우가 여럿 있다(마이클 케인옹, 캣과의 식사, 캣과 사토르에게 초대 받았을 때). 주인공 외의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음식에 입이라도 대는데 주인공은 정말 대화만 하고 가버린다. 캣과의 식사 씬에서는 그나마 먹고 나서 대화한다는 느낌을 유추할 수는 있지만 주인공이 음식이나 음료에 입을 대는 씬은 거의 없다. 그 외에도 다이어트 콜라, 프리포트에서 에스프레소가 언급되거나 직접 나오지만 결국 마시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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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씬에 이 구도로 영화에서 사용된 적이 있던가? 저 에스프레스 나 한 입은 먹을 줄 알았다...

 

 

이렇듯 주인공의 개인적인 부분을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거의 볼 수가 없다. 식사를 하는 행위는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한편으로 개인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모습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인간미가 다소 적게 느껴진 이유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모가 없지는 않다. 극초반인 오페라 씬부터 마지막까지 주인공은 민간인과 여성과 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보통 이런 캐릭터는 어중간한 정의감과 능력으로 각성해서 작중 클라이맥스에서 놀랄 만한 활약을 하지만 주인공은 그런 거 없이 처음부터 다 구한다. 물론 동료들을 구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이건 동료 또한 민간인 희생을 막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지녔으리라 생각한다. 초반에 자살을 시도한 이유 또한 소속된 곳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였고.

 

하지만 이런 것이 너무나도 '영웅'적이다. 우리가 주인공의 이름 또한 모르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극후반에 사토르의 무전 통화(?)를 통해서 이런 말이 나온다.

파라오의 피라미드를 짓다가 매장당한 이름 없는건축가처럼 죽어라

테넷(TENET) - 사토르(SATOR)

비록 빌런의 입을 빌어 나온 말이지만 사토르 또한 이들의 (사토르 입장에서는 맹목적인)교리(TENET)을 꿰뚫어 본 것이다. 누구보다도 정의롭지만 기밀성이 강하고 현재에 대한 믿음이 강한 조직. 그것이 바로 TENET이고, 주도자(The Protagonist)다.

 

 

 

이 부분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특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잖아도 등장인물들을 소도구 취급하는데 이번 주인공은 정의롭고, 입 무겁고, 머리(특히 상황판단력과 적응력)도 좋다.

 

이 머리 좋은 부분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게 자동차 추격씬으로 결국 알고리즘은 탈취당했고, 주인공은 프리야를 찾아가서 '이틀 후에 만날 나에게 플라토늄-241를 훔쳐라고 말하지 말라'고 전하지만, 프리야는 듣지 않는다.

무지는 우리의 무기야

테넷 - 프리야

처음에는 반발하는 주도자. 하지만 이 멘트를 고스란히 닐에게 돌려준다(...). 주인공은 더 나은 현실을 위해 노력할 지언정 어쩔 수 없는, 즉 이미 일어날 일에 대한 것에 대해 아쉬워 하지만 반발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테넷 그 자체이지만 미래에서 인버전해서 왔기에 주도자와의 서사가 한층 깊이감을 지니는 닐, 그리고 테넷과 직간접적으로 얽히지만 비교적 일반인 포지션으로서 아들과의 행복을 얻기 위해 본인의 삶을 주도하려는 캣과 같은 매력을 못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마 이 둘이 작중에 인간미가 느껴지는 사람들이니ㅎㅎ..

 

다시 한번 결론을 말하자면 주인공이 TENET 그 자체이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보여야 할 인간미가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원래 식사 씬에서 무언가 먹는 장면이라도 제대로 보여 주었더라면 싶지만 이 또한 감독의 의중일 테니ㅎㅎㅎㅎㅎ

 

 

2 - 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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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은 사실 미래에 주인공이 창시한 테넷에서 인버저에서 작중 시점의 '현재'까지 건너온 자다. 2회차부터는 그런 닐의 표정과 대사에 매우 주목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지난 포스팅 때도 말하지만 로버스 패틴슨이 연기를 정말 잘 한다고 느꼈다. 물론 주요 인물 4인방 연기를 다 잘 했지만, 미래에서 건너온 자 특유의 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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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기준 첫 대면 때부터 능청스레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뭄바이 최고의 요원이지" 말하며 들어오는데 아이, 여자가 인질로 잡히면 어쩔 거냐, 번지점프 되냐 등등. 자기 입장에서는 알면서도 물어보는 게 아주 능청밐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다이어트 콜라로 계속 깐죽거림ㅋㅋㅋㅋㅋ

 

시간이 흘러서 테넷 일원임을 알게 되었을 때 찐 우정이 쌓이다가, 화물선 타면서 인버전하는 씬에서 대화하던 중. 주인공의 "무지가 우리의 무기야."라는 말에 찐으로 마상 입은 닐...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냐는 표정으로 주인공 쳐다 보는데 주인공은 매정함ㅋㅋㅋㅋㅋㅋㅋ

 

백미는 역시 마지막 씬인 것 같다. 아이브스와 함께 알고리즘을 두고 3자대면(?)하는 씬. 그 씬은 정말로 닐의 모든 것이었었다. 최초 만남(in 뭄바이)에서 닐의 마지막은 시작하고 있는 반면 주인공은 말그대로 닐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며, 이후 이 영화 극후반 씬에서는 닐의 말대로 '나에게는 마지막이지만 너에게는 이제 시작이야. 우리는 반 왔어' 이 대사가 참으로 짠하다. 작중 감정적인 변화가 거의 없던 주인공이 제대로 눈물 흘린다. 이마저도 엄청 정적이지만 그래서 더 감동적이었다. 알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 아니 하지 않는.

 

 

몇몇 관객분들이 닐을 진주인공으로 꼽는 것은 비단 얼굴 때문은 아니리라ㅎㅎㅎ

 

 

3 - 무지가 우리의 무기

 

테넷 기관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은 하나 같이 이 부분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한다. 작중 최초로 이 말을 한 자는 프리야가 주인공에게, 이후에는 고스란히 주인공이 닐에게 돌려준다. 이 외에도 닐이 아직 들을 준비가 안 된(?) 주인공에게 "지금 알아서 좋을 것 없어", "이 사건이 해결되면 다 말할 수 있을 때가 있을 거야"라고 하고, 아이브스가 레드팀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등등. 여담이지만 "이 사건 해결되면~"이라고 멘트 치는 닐을 보고 1회차 볼 때도 100% 죽겠다 싶더라...너무 사망 플래그자너...그래도 말하고 죽었으니 다행(?)ㅠㅠㅠㅠㅠ

 

시간의 역행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그 일들이 일어나기 전에 알게 되면 아주 어려운 역설들이 발생해서인가 보다. 그렇기 때문에 테넷 세계관에서는 '만약 그 때 ~했더라면?' 이라는 가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나치게 운명론적, 결정론적이라 불호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닐의 나레이션 중 이런 부분이 있다. "세상에는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이 있는데, 그 폭탄이 사실 가장 위험하지" 슬슬 대사를 까먹어서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이 가장 위험이라는 요지는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테넷 기관이 하는 일들이고. 테넷 기관은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을 막으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암약(暗躍)을 하는 것이고, 존재 자체가 기밀이다. 민간인도 알아서는 안 되고, 같은 요원들끼리 정보 공유는 극히 제한적이지만 그들은 오직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도 내던진다.

 

참으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한편으로 멋진 인간들이다. 다시 1의 주제로 돌아가면 우리가 주인공의 이름을 몰라도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테넷 세계관에서의 주인공은 언제어디서든 세계를 지키기 위해 암약하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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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테넷 정말 재밌게 보았다. 이번이 영화관에서 보는 마지막이기를 바라며...이후에 나올 블루레이와 OST CD를 사기 위해 다시 총알 장전해야겠다ㅎㅎㅎ 지금까지 내가 지른(?) 총알들 다 인버전 되었으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