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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 작품 영화 테넷 2회차 감상 후기(스포多)

테넷 2회차다.

그나저나 여기는 참 오랜만이군.

언제까지 할 지 모르겠지만 꼭 1번 더 보고 싶어서 빠르게 2회차를 보기로 했다. 평일은 아무래도 번역 관련 연락이 직접적으로 많이 와서 신경 못 쓸 것 같기도 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은 이제는 정말 배우보다 감독 네임드 만으로도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이번에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으며 진작 다회차를 달리고 있었을 것 같은데...요즘 거의 칩거하느라 정보를 늦게 받은 것도 있고...덕분에 1회차부터 스포는 하나도 받지 않은 채로 볼 수 있었다. 물론 지금 와서 느끼는 것은...

희한하게 CGV 서면에는 포스터가 없더라. 어찌 하여...다행히도 화명에는 있었다.

근데 보니까 이거 상영 더 하더라...심지어 아이맥스도 살아 있다...조조로 보면 가성비 좋은데...또 갈까...마지막으로...흐읍.

 

 

이하 스포. 전부 스포다. 주의!!

 

 

 

 

 

 

 

 

 

 

 

 

 

 

 

 

 

 

 

 

 

 

 

 

 

 

 

 

 

 

 

 

 

 

 

 

 

 

 

 

 

 

 

 

 

 

 

 

 

 

 

 

 

 

 

 

의식의 흐름대로 적는 감상. 참고로 나는

놀란 감독 역대급 호불호 작품.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호. 나는 놀란 작품은 다 재밌게 봤지만 이번 거는 어렵고, 사람들이 단점이라고 말한 부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쓰는 글은 실드도 뭣도 아닌 그냥 개인 감상글이다. 내가 느낀 대로만 적는다.

 

단점부터 느끼면 놀란 특유의 인물 소도구화가 심하다. 주연 3인방은 충분히 좋은 캐릭터지만 역시 사건>인물이 과하다 보니 그냥 대사대로 행동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나는 충분히 매력을 느꼈지만, 테넷의 인과가 필정이기 때문에 그것이 극적으로 부각될 수도 있고(마지막 씬), 보는 이에 따라서는 왜 뻘짓 하지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장점은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근접 액션이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비록 근접 액션이 얼마 안 나온다는 흠이 있지만(...) 주인공의 근접 액션은 빡시다. '어 뭐야? 이거 놀란 맞나?' 싶을 정도로 근접 액션이 아주 멋들어진다. 음악은 말해봤자 입아프다.

 

배우들 연기는 당연히 인상 깊다. 주연 3인방과 악역...나는 악역이 케네스 브래너 아재인 줄 처음에는 몰랐다. 목소리 톤을 아주 희미하게 깔고 하길래 질데로이 록허트 때랑 목소리가 넘 다르잖아...참고로 됭케르트는 기억 안 난다ㅋㅋㅋㅋ 그거는 정말로 1번 밖에 못 봐서...ㅠ

엘리자베스 데비키 분은 엄청 키 큰 미녀라는 것 외에는 MCU에서 그 금박이...골드...여튼 그 생물의 수장 역 맡은 것 밖에 모르고 있었는데 연기 괜찮은 것 같았다. 게다가 키 큰 여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도 알았고...자동차 뒷좌석에서 앞자석 브레이크를 밟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은 남성도 많이 드물지...

로버트 패틴슨은 해리 포터 불의 잔이랑 트와일라잇 1편 외에는 나에게 이미지가 없다. 사실 퇴폐미 쩌는 꽃미남이 그냥 그 외모 살리는 영화만 출연한다 생각했는데 이번 테넷으로 아주 인상이 달라졌다. 다른 주조연들의 극적인 변화가 드물거나 있더라도 매우 정적인데 그 와중에 로버트 패틴슨 만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음에도 불구하고 전개 덕에 매우 입체적인 느낌으로 보인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한몫 했으리라. 진짜 한결 같은 주인공바라기...ㅠ 헐 근데 배우분이 코로나 걸렸구나...조심...

주인공 이름은...의도적인 것 같은데 배역명이 없다. 그냥 가끔씩 주도자(The Protagonist)로 칭한다. 올곧은 사람이라 엄청 극적으로 티가 나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기지를 발휘하는 구석들이 확실히 보인다. 그걸 단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진짜로 어렵거든...

그리고 그...아이브스 역으로 나온 애런 존슨. MCU에서 퀵실버 했고, 그 외에도 킥 애스로 알고 있었는데 진짜 얼굴 못 알아보겠더라. 여튼 이것으로 놀란 감독님은 배우의 기존 분위기를 본작에 매우 잘 스며들게 하는 것 같다. 그게 극단적으로 소도구화처럼 되어서 그렇지ㅋㅋ..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과학적인 현상을 굉장히 그럴 듯하게 설명해 놓았지만, 현실에는 있을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실적 고증에 충실하기보다는 영화 그 자체로 받아들여서 보는 편이 수월할 것이다. 놀란 감독은 그런 재주가 아주 뛰어나다.

사실 놀란 감독은 '비현실적' 소재를 현실적으로 '보이게끔'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닼나 시리즈가 그랬고, 인셉션과 인터스텔라가 그랬고, 이번 테넷도 그렇다. 영화를 보는 그 순간 만큼은 이후에 정말 그런 일이 생길 것만 같으니까.

하지만 영화는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란 감독은 우리 관객을 영화에 몰입시켜서 열정적으로 왈가왈부하게끔 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 테넷은 확실히 그것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거나, 보더라도 단번에 알기 힘들 인버전(시간역행)이라는 소재, 그리고 그 대부분을 대사에만 넣어두어서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나도 1회차 볼 때 시간 딱 맞춰 도착한 데다가 짐 정리하느라 장면만 겨우 봤는데 나중에 엄청 후회했다ㅡㅡ

 

테넷(TENET)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완벽한 수미상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기-승-전-결의 핵심 사건의 대부분은 같은 시간대에 일어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각각 기-승-전-결 순서대로 다른 시간대로 보이니까. 하지만 거의 같은 시간대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수미상관이다.

캣은 배 씬에서 바다로 다이빙하는 여자를 동경했었지만 그 여자는 사실 자기자신이었다. 닐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을 구한다. 그리고 주인공도 변함없이 인명을 중시하며 세상을 구한다. 사토르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의 욕망에 충실한다.

나는 그래서 이 건조해 보이는 영화가 더욱더 애틋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씬의 주인공의 눈물은 그런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인상 깊은 씬은 역시 최초, 아니 빨강과 파랑이 극명하게 나누어진 회전문 씬일 것이다. 이 씬부터 관객들 모두 멘붕하는 소리 나만 들렸낰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보다가 '어...?' 이러다가 '와 1도 모르겠네' 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회차 본 지금도 '어...음...그렇구나' 싶은 정도ㅋㅋ..ㅋㅋㅋ...

사실 마음 먹고 주요사건을 다루고 싶은데...어렵다. 서술하기가 너무 어렵다...어휴.

 

테넷의 주요 포인트는 역시 시간역행인 것 같다. 그리고 필정론인가 결정론인가 하는 것과 함께 이루는 수미상관 구조이지 않을까 싶다. 하여간 시간과 관련된 소재는 기가 막히게 잘 살리는 감독님인 것은 확실.

 

진짜 마지막으로 이번주에 3회차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진짜 마지막으로 아이맥스...! 번역 빡시게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처음을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