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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개인적으로 공부나는 일본어 문법 「~ている」에 대한 단상(진행+상태)

최근 일본어 번역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아주 기본적인 「~ている」다.

한국에서는 「~ている」는 보통 '~하고 있다'는 진행형으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사실 이것 외에도 부가적인 의미는 더 있다고 생각하는데, 워낙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여기저기 쓰이다 보니 구분짓기 더 어렵다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

바로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ている」는 보통 '~하고 있다'로 많이 쓰인다. 영어로 치면 ~ing. 이런 걸 보통 진행형이라고는 한데 공식적으로 진행형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편의상 '진행형'으로만 기억해 두었으면 좋겠다. 같은 말 거듭 반복하지만 「~ている」는 '~하고 있다'로만 쓰이지 않는다.

 

먼저 무난하게 '~하고 있다'부터 살펴보자.

예문)

-ご飯を食べている

밥을 먹고 있다(=먹는 중이다)

-車が走っている

차가 달리고 있다(=달리는 중이다) +...

-両親はもう寝ている

부모님은 이미 자고 있다(=자는 중이다) +...

밥 먹는다까지는 무난하다. 뒤의 2문장은 조금더 매끄럽게 옮길 수 있지만 일단 반례를 살펴보자.

 

-愛している

사랑하고 있어(?)

-バグがないことを確認している

버그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직역한 모양새다. 살짝 어색하지 않은가? 나는 처음에 '사랑하고 있어' 문장이 단번에 이해되지 않았다. 사랑하면 사랑하는 거지 웬 사랑ing? 이 문장은 위화감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그럴싸해 보여서 영화 제목으로도 그대로 쓰였다.(ex: 『ただ、君を愛してる(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2번째 버그 관련 문장이 사실 내가 이 글을 직접 쓰게 된 계기다. 일본 본사를 둔 한 게임 커뮤니티에서 어느 유저가 번역기를 돌려서 어찌어찌 버그 제보를 했는데 답변 내용이 한번에 와닿지 않으니 누가 결론 해석 좀 하달라고 한 것.

그 중에서 「バグがないことを確認している」 이 문장을 보았고 순간 생각했다. 분명 답변의 뉘앙스는 이미 '확인 끝'인데 나도 모르게 '~확인하고 있다'로 읽고 있었다. 그래도 정확한 상황은 '확인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이렇다고 덧글을 달자 글쓴이분이 아직 확인중인 거 아니냐고 되물어 본 것.

엄청 적극적으로 엮이고 싶지는 않아서 그러고 넘어갔는데 어떤 책을 읽어 보다가 내 의문에 확신을 더해 주었다.

드디어 결론을 말하자면 「~ている」는 '~하고 있다'도 말이 되지만 '상태' 그 자체로도 해석될 수 있는 문법이다. 무슨 말이냐.

-愛している

사랑하고 있어(?)

사랑해

-バグがないことを確認している

버그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버그가 없음을 확인한 상태이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이 한국어 입장에서 훨씬 매끄러운 문장이 될 수가 있다. 이외에도

 

-服を着ている

옷을 입고 있다

도 맞지만

+今着てる服どう?

+지금 입고 있는(=입은) 옷 어때(보여)?

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제일 위의 예시를 다시 가져오면

-車が走っている

차가 달리고 있다(=달리는 중이다)

+차가 달린다 = 달리고 있는 상태

-両親はもう寝ている

부모님은 이미 자고 있다(=자는 중이다)

+ 부모님은 잔다(주무신다) = 달리고 있는 상태

 

즉 「~ている」는 '~하고 있는 상태' 중에서도 하고 있는 위주로 볼 것인가 상태로 볼 것인가에 따라 한국어 문장을 조금더 깔끔하게 다듬을 수가 있다.